20일 만에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나왔을 때, 저는 강남에서 급매가 나올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8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거주·비거주를 나누지 말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번에는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다시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이겁니다. 팔아야 합니까, 기다려야 합니까.
답부터 말씀드리면, 오늘 기준으로는 어느 쪽도 확정된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안은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았습니다(9월 3일 제출 예정). 당정 협의는 법이 아닙니다. 다만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아직 안(案)인지는 정확히 구분할 수 있고, 그 구분이 오늘 판단의 전부입니다.
지금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확인된 사실` 현행법은 그대로입니다. 종합부동산세법 제8조 제1항은 과세표준을 "주택 공시가격을 합산한 금액에서 9억원(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정합니다. 여기에 거주 여부라는 단어는 지금 없습니다. 비거주라서 공제가 줄어드는 조항은 현행법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확인된 사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득세법 제95조 제2항은 표1(보유기간 연 2%, 최대 30%)과 표2(1세대 1주택으로서 보유기간 중 거주기간 2년 이상이면 보유 연 4% + 거주 연 4%, 최대 80%)를 두고 있습니다. 즉 거주 요건은 이미 표2 진입 조건으로 들어와 있고, 정부안은 이걸 "거주기간만 인정"으로 더 밀어붙이겠다는 겁니다. 없던 걸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구조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입니다.
`미확인` 8·3안의 핵심 수치 — 1주택 기본공제 거주 14억·비거주 9억, 공정시장가액비율 1주택 60%→70%, 세부담 상한 150%→200%, 종부세 2027년·양도세 2029년 단계 시행 — 는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로 확인되지만, 법률로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공제 5억 차이가 실제로 만드는 숫자
`가정 계산` 1세대 1주택, 공정시장가액비율 70% 가정. 세액이 아니라 과세표준만 비교합니다. 세율 구간이 걸리기 전 단계에서 이미 격차가 벌어지는 걸 보시라는 뜻입니다.
| 공시가격 | 거주(14억) | 비거주(9억) |
|---|---|---|
| 15억 | 7,000만원 | 4억 2,000만원 |
| 20억 | 4억 2,000만원 | 7억 7,000만원 |
| 32억 | 12억 6,000만원 | 16억 1,000만원 |
여기서 봐야 할 지점은 32억이 아니라 15억입니다. 공제 5억 차이가 과세표준에서 6배 격차로 튑니다. 반대로 32억에서는 1.28배입니다. 즉 이 설계는 초고가 주택보다 공제선 바로 위에 걸친 사람에게 훨씬 가혹하게 작동합니다.
그리고 당정 안대로 거주·비거주 구분이 사라지면, 위 표의 오른쪽 열은 통째로 왼쪽 열이 됩니다. 15억 주택 보유자 기준으로 과세표준이 4억 2,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내려갑니다. 급매를 던질 이유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여기서 갈립니다.
기사에 잘 안 나오는 함정 세 가지
`주의할 예외` 하나, 과세기준일은 6월 1일입니다. 종부세는 6월 1일 소유자에게 그 해 전체가 부과됩니다. 5월 31일 잔금이면 안 내고, 6월 1일이면 한 해치를 다 냅니다. 2027년 시행이라는 말은 "2027년 6월 1일 소유 기준, 2027년 12월 고지"라는 뜻입니다. 지금 계약을 서두를 이유는 최소한 2027년 봄까지는 없습니다.
`주의할 예외` 둘, 시행령과 법률은 속도가 다릅니다. 비거주 예외 사유(취학·전근·질병 치료·부모 봉양 등)를 넓히는 건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 의결이 필요 없습니다. 정부가 마음먹으면 빨리 바뀝니다. 반면 기본공제액·세율·장특공제 폐지는 법률 사항이라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예외가 넓어진다"는 뉴스와 "공제가 14억으로 통일된다"는 뉴스는 확정 난이도가 전혀 다릅니다. 앞의 것은 정부 선에서 끝나고, 뒤의 것은 야당이 전면 철회를 주장하는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주의할 예외` 셋, 급매 계약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8월 초 세금이 무서워 수억을 깎아 계약한 분은, 8월 23일 당정 발표로 그 손실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잔금 전이라도 매수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해제 사유가 없습니다. 정책이 오락가락할 때 실제로 돈을 잃는 사람은 가장 성실하게 정책을 믿고 빨리 움직인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