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인 부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전세 만기를 석 달 앞둔 30대인데, 마포의 전용 84㎡ 전세를 살다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1억원 넘게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답니다. "차라리 이참에 사버릴까요, 아니면 버틸까요." 요즘 주변에서 받는 질문의 절반이 이겁니다. 오늘 아침 뉴스들을 훑어보니, 이 부부의 고민이 왜 깊어질 수밖에 없는지가 그대로 보였습니다.
전셋값, 10년 8개월 만의 오름폭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한 주에 0.31% 올랐습니다. 0.3%대 상승이 벌써 5주째인데, 이런 흐름은 2015년 11월 이후 10년 8개월 만이라고 합니다. 올해 누적 상승률만 5.42%로, 매매가 누적 상승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숫자보다 체감이 더 셉니다. 마포·용산·성동 선호 단지에서는 전세가 15억원 안팎 신고가를 찍는 사례가 이어지고, 만기가 돌아온 세입자들은 이사비와 중개보수까지 계산해 보고는 "그냥 눌러앉는 게 낫다"며 갱신을 택합니다. 매물은 더 잠기고, 남은 매물의 가격은 더 오르는 악순환입니다.
매매도 74주 연속 상승, 규제의 역설
매매 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7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30% 올라 74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성북구가 0.51%, 구로구가 0.50%로 상승을 이끌었는데, 강남 3구가 아니라 중저가 지역이 앞장선다는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7월 5일부터 동탄·기흥·구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담대 LTV가 40%로 줄었는데도, 정작 옆 동네인 수원 영통과 용인 일부로 수요가 번지는 풍선효과가 관측됩니다. 규제선을 그으면 수요는 선 바깥으로 흐른다는 오래된 공식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모양새입니다. 한편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전보다 10%가량 줄었는데, 급매가 소진되고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가 재편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