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탄에 아파트를 계약해 둔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잔금을 두 달 앞두고 매도인이 계약해제를 통보해 왔다는 겁니다. 계약금 1억원의 배액인 2억원을 물어주겠다면서요. 처음에는 "앉아서 1억 버는 거 아니냐"고 웃던 그 친구,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그새 3억원 넘게 뛴 걸 확인하고는 말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동탄에서 배액배상은 남는 장사가 됐고, 그 계산서는 고스란히 매수자 앞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동탄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 숫자로 보면
6월 한 달 동탄의 아파트 계약해제는 110건을 넘었습니다.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 직후부터 주간 해제 건수가 32건, 35건, 45건으로 계단식으로 늘었고, 올해 전체 해제의 3분의 1이 최근 3주에 몰렸습니다. 특히 15억원 이상 고가 단지의 해제율은 합의 전보다 6.6배로 뛰었습니다. 6억원 미만이 1.9배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오른 만큼 깨는 겁니다. 실제로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는 5월 23일 17억원에 거래됐는데 6월 6일 같은 면적이 2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2주 만에 3억5,000만원. 집주인 입장에서 위약금 1억원은 통행료 수준이 된 셈입니다.
배액배상, 받으면 끝일까
법부터 보겠습니다. 중도금이 오가기 전이라면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물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도금이 일부라도 지급돼 이행에 착수한 뒤에는 일방적으로 깰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변에서 계약을 앞둔 분들께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급등 조짐이 보이는 지역이라면 중도금 날짜를 최대한 앞당기고, 형편이 되면 계약 직후 중도금 일부를 먼저 보내라는 겁니다. 계약서에 "중도금 일부 지급 시 이행 착수로 본다"는 취지의 특약을 넣어두면 다툼의 여지가 훨씬 줄어듭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배액배상을 받아도 계약금 원금을 뺀 위약금 부분은 기타소득으로 과세 대상입니다. 세금을 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생각보다 적은데, 같은 집을 다시 사려면 3억원이 더 필요합니다. 2억 받고 3억 더 내는 구조, 이게 지금 동탄 매수자의 현실입니다.
호가 말고 판독부터
급등장일수록 감이 아니라 숫자로 검증해야 합니다. 매도인이 부르는 호가가 아니라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최근 신고가와 그 거래가 이후 해제됐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신고만 하고 해제하는 거래가 섞이면 체감 시세가 부풀려지기 때문입니다. 계약 전 실거래 판독기로 실제 체결가 흐름을 확인하고, 자금 계획은 대출 이자 계산기로 월 상환액까지 눌러보고 움직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