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어서 몇 만 가구 짓는다는데, 그때까지 전세는 어떻게 버티나요?"
8월 7일 2차 부동산 점검회의 소식이 나온 뒤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린벨트·국유지 카드와 지금 당장의 전월세 문제는 서로 다른 시간대의 문제입니다. 하나로 다른 하나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엇을 풀어야 하나"가 아니라 "무엇이 언제 도착하나"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8월 7일 회의에서 확정 발표된 것은 아직 없습니다
`확인된 사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7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청와대에서 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비공개로 열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주택 공급 촉진 금융 지원 방안과 조기 공급 방안을 보고했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폭적인 공급 확대와 신속 실행 방안이 폭넓게 개진됐다"고 밝혔습니다.
`미확인` 그린벨트 해제, 추가 5만 가구, 용산 어린이정원·서초 조달청 부지 같은 개별 항목은 전부 언론 보도 단계입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로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지난 1월 29일 발표한 수도권 6만호에 얼마가 더해지느냐를 놓고 물량·부지·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것까지가 지금 확인 가능한 선입니다. 아직 대책이 나온 게 아니라 대책을 만드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속도 차이를 표로 보면 이렇습니다
| 공급 경로 | 입주까지 | 병목 |
|---|---|---|
| 그린벨트·신규택지 | 9~10년 | 토지보상·기반시설 |
| 국공유지·유휴부지 | 5~7년 | 부처 협의·반대 |
| 정비사업 구역지정 후 | 6~8년 | 이주·공사비 |
| 정비사업 관리처분 후 | 3~4년 | 이주비 대출 |
| 비아파트 규제완화 | 즉시~1년 | 세제·대출 |
`가정 계산` 첫 줄의 근거는 3기 신도시입니다.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은 2019년 10월 지구지정에 들어가 사업준공 목표가 2028년입니다. 착공도 입주도 아닌 준공까지가 9년입니다. 그린벨트를 지금 푼다고 해도 이 시계는 다시 처음부터 돌아갑니다.
그래서 하나만 고를 게 아니라 셋을 동시에 걸어야 합니다
저는 이 표를 보고 나면 답이 하나로 좁혀진다고 봅니다. 어느 하나를 골라 몰아주는 게 아니라, 도착 시점이 다른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가동하는 겁니다.
| 구간 | 수단 | 도착 |
|---|---|---|
| 단기 | 비아파트·매입임대 | 1~2년 |
| 중기 | 정비사업·3기 신도시 | 5~8년 |
| 장기 | 그린벨트·신규택지 | 9~10년 |
`윤선생의 해석` 중요한 건 순서가 아니라 동시성입니다. 장기 카드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같은 소리를 하게 되고, 단기 카드를 지금 열지 않으면 중기 카드가 도착하기 전에 시장이 먼저 무너집니다. 지금 논쟁은 세 칸 중 어느 칸이 옳으냐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데, 세 칸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조건입니다.
왜 도심이 싼가 — 토지보상과 공공재정
신규 택지가 비싼 이유는 땅값만이 아닙니다. 정부·LH가 토지를 현금으로 사서 도로·상하수도·학교·광역교통까지 깔아야 합니다. 3기 신도시 토지보상비만 수십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여기에 조성비와 광역교통 대책 비용이 별도로 붙습니다. LH는 이미 부채가 170조 원대, 부채비율 20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비사업은 구조가 다릅니다. 토지 보상이 아니라 조합원이 가진 땅으로 시작하고, 기반시설도 사업자가 부담해 기부채납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51조가 그 기부채납 기준을, 제97조가 정비기반시설의 귀속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같은 한 가구를 만드는 데 국민 세금이 얼마나 들어가느냐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주의할 예외` 다만 정비사업이 공짜라는 뜻은 아닙니다. 비용이 재정에서 조합원 분담금으로 옮겨갈 뿐이고,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벌어진 서울 정비사업장만 26곳입니다. 재정 부담이 없다는 것과 사업이 순조롭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용적률 인센티브도 이익 환수도, 이미 법에 있습니다
"용적률을 더 주고 대신 공공임대를 받자"는 제안은 새로 만들 제도가 아닙니다. 도시정비법 제54조가 이미 그 구조입니다. 정비계획으로 정해진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지을 수 있게 하고, 과밀억제권역 재건축사업은 그 초과용적률의 "100분의 30 이상 100분의 50 이하로서 시·도조례로 정하는 비율"을 국민주택규모 주택으로 짓게 합니다. 그렇게 지어진 주택은 제55조에 따라 국토부·지자체·LH가 인수합니다.
`주의할 예외` 여기서 진짜 중요한 건 마지막 아홉 글자입니다. "시·도조례로 정하는 비율" — 30%냐 50%냐는 국회가 아니라 서울시의회가 정합니다. 법 개정 없이 조례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이 20%포인트나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개발이익 환수 장치도 이미 돌아가고 있습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2024년 개정으로 면제 기준이 조합원 1인당 3,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부과 구간 단위가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라갔습니다.
|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 | 부과율 |
|---|---|
| 8,000만 원 이하 | 면제 |
| 8,000만~1억 3,000만 원 | 10% |
| 2억 8,000만 원 초과 | 50% |
`윤선생의 해석` 그러니까 "재건축을 풀면 이익이 특정 집단에 몰린다"는 걱정은 제도가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이미 있는 두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쓰느냐의 문제입니다. 과도한 이익은 환수하되 사업성은 남겨주는 조절이 가능한데, 논쟁이 "푸느냐 마느냐"에 머물러 있는 게 저는 제일 아깝습니다.
LH 한 곳에 다 맡길 수 있는 물량이 아닙니다
`확인된 사실` 서울시가 8월 7일 공개한 '2차 정비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이 담당했습니다. 가용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수단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입니다.
여기에 LH의 재무 상태를 겹쳐 놓으면 그림이 분명해집니다. 부채 170조 원대를 안고 3기 신도시 조성과 매입임대를 동시에 돌리는 조직에, 서울 도심 공급까지 얹는 건 물리적으로 무리입니다. 공공을 늘리자는 주장과 공공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별개입니다.
정부가 정비사업에 미온적인 진짜 이유
기사에는 잘 안 나오지만, 정부 쪽 반론의 핵심은 '멸실'입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7월 20일 방송에서 "재개발·재건축은 단기간에 공급을 확보하지 않으며 일시적이나마 주택이 멸실되는 시기가 있는 만큼 만능키는 아니다"라고 했고, 이 대통령도 7월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정비사업에 "주택 순증효과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